스토리1

여름이 끝날무렵

전미선 2007. 8. 30. 15:20
 

 [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면

  먼저 바람이 붑니다.

  계절이 덧문을 닫을 때도

  바람이 먼저 불지요.

  매미도 지쳐 잠든

  어둠이 내린 여름밤

  정자 나무 밑에 앉아

  바람의 이야기를 듣습니다.

 

  곧 가을이 온다는 소식...

  바람은 마음에도 숨어들어

  길섶 코스모스를 피우고

  달빛 아래

  그리움 한아름 놓고 갑니다.

  머지 않아 빛 고운 가을이 오면

  향기 깊은 차 한잔 우려놓고

  숲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

  그리움과 마주하려 합니다.

 

 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.

  받아 주십시요.

  그리움으로 멍이 들면

  낙엽 편지 한 장 띄우겠습니다.]